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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말기에서 완치 우울증에서 완치는 없다고들 하죠. 언제나 출구가 없는 터널을 걷는 기분이라고. 하지만 저는 현재 우울증이 어땠는지 아주 생생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완치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고 해도 무방하거든요.    우울증 3개월 차. 남편과의 불화로 마지막이라 생각해 늦은 밤에 집을 나섰습니다. 아파트 23층 꼭대기에서 떨어질 생각에 옥상 문을 열었지만, 실패해서 추운 날이니까 얼어 죽을 생각으로 옥상 문 앞 차가운 바닥에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추워서 잠자긴 힘들더라고요. 노숙자분들이 잠자기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된 순간이었어요. 그런데 퍼뜩 난 이렇게 죽을 준비 하는데 아무 연락도 안 하는 남편이 너무 미웠어요.'집에 애들이랑 있을 텐데.''혼자 재워야 할 텐데.' 라는 상념들이 떠올랐죠. 그리.. 2025. 1. 14.
우울증 진행, 중기 말기 증상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소통하는 일은 외로움에 도움이 되기도 하죠. 실제로 도움이 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 찾아 헤맸던 것 같습니다. 결국 카페에서 누군가 보내는 쪽지가 소통의 창구가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이성애자에 남편과 자식까지 있으니 남성을 대상으로 소통하진 않았어요. 다행히 상대는 여성에 제 또래였고, 많은 정보를 묻기보다 서로 오늘은 괜찮은지 감정을 위주로 대화했습니다. 공개적이지 않았던 점이 끌려서 소통을 시작했던 거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 소통에서 얻을 수 있는 게 과연 무엇인지 정의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매일 같은 질문과 누군지도 잘 모르는 타인이기 때문에 안부를 묻고 걱정하는 게 질리고 불편해졌습니다. 동시에 카페에서 게시글을 올려도 무반응이 수두룩해 카페를 떠나고 싶어 졌어요. 올렸.. 2025. 1. 13.
우울증 진행 초기 사실 사고 날 뻔한 그 찰나, ‘지금 죽어도 괜찮다.’ 라는 생각을 했고 그 시점부터 가끔 즉사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했습니다.그러면서도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다는 자기세뇌를 하기도 했고요.    이틀 뒤 탈 없이 병원에 방문하고 체크를 마친 심리 검사지의 결과. 우울증이 맞았습니다.사람을 잘 못 믿고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의 그래프...를 제가 가지고 있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그래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전에도 이런 식으로 갑자기 우울한 적은 없었나요?”“이 결과를 보니 상당히 힘들었을 거로 추측합니다.”  호르몬의 변화 등으로 보는 제 상태를 이론적으로 하시는 덤덤한 말씀이었지만... 심심치 않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제 상태를 자세히 알아주는 기분이었거든요. 굉장히 희망적이고 좋았.. 2025. 1. 13.
우울증 발병, 극초기 이야기 우울증 발병 첫날. 어떤 분의 친절히 권유하는 말로 인해 저의 정체성이 흔들렸고, 제 의지와 상관없이 눈물이 나고 생각이 제어되지 않았습니다. 무슨 감정인지 파악이 안 돼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상황 설명을 하며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저만 다르게 생각하더라고요. 생각의 다름 때문에 스스로 존재 자체를 부정하게 되어버렸어요. 진짜 별거 아닌 일이었는데도요.  발병 3일째. 변함없이 눈물이 계속 떨어졌습니다. 손이나 온몸에 떨림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겨 병원에 가기로 했어요. 남편도 병원부터 가라고 해줬고요. 처음 가보는 병원에 처음 해보는 검사지, 처음 먹어보는 정신과 약. 전부 처음이었습니다. 산후 우울증에 겪어보지 못한 낯선 경험이었죠. 고장 난 것 같은 뇌를 정확한 검사와 약물 복용으로 빠른 호전을.. 2025. 1. 13.
우울증 4개월 만에 퇴치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들 하죠. 하지만 그 감기가 일반 가벼운 감기가 아니라 독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원에 가서 약처방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병인 거죠. 저에게 우울증은 3번 찾아왔습니다.첫째 낳고 첫 번째 산후 우울증둘째 낳고 두 번째 산후 우울증그리고 마지막 급성 우울증 2020년 2월 초부터 5월 중순까지 우울증을 겪다가 4개월 만에 딱 털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우울감 비슷한 증상은 없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전문가들의 주장으로 우울증의 정체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제일 지배적인 주장은 이라고 합니다. 10년, 20년, 30년 이상 사라지지 않아 계속 안고 가시는 분들도 많죠. 매일 암흑 속에서 사는 건 아니고 정상처럼 보이는 일상을 지내다가도 약간의 자극이 다시 훅.. 2025.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