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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했던 유년기와 학창시절3 아마도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중학교로 배정하려면 주소지와 영어 이름이 필요하다고 부모님께 알아오라더군요. 그래서 물어보고 알아왔어요. 문제는 학구열 높은 중학교에 배정받기 위해서 엄마 친구분께 부탁드려 학교와 가까운 주소를 알려주신 거죠. 우리 집이 아니지 않냐고 물어도 어머니는 그냥 그거 알려주면 된다며 짜증 내셨습니다. 반 아이들이 보는 가운데 앞으로 가서 주소를 알려드렸는데, 앞자리 아이들이 듣더니 '선생님! 쟤 거기 안 살아요! 저번에 우리 동네에서 봤어요!'라며 수군댔습니다. 솔직히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그저 말을 얼버무리는 수밖에 없었고, 선생님은 그걸 묵인하시며 아이들에게 그저 조용히 하라고 호통치실 뿐이었죠. 제 평판이 더 안 좋아졌습니다. 동네에서 아이들이 볼까 봐, 부모님이 운영하.. 2025. 2. 3.
암울했던 유년기와 학창시절2 초등학교 4학년 영어를 처음 배웠던 학년인 거로 기억해요. 알파벳이 재미있게 생기기도 했고, 소리에 민감했던 저에게는 발표하는 게 제일 재미있었죠. 공부는 못하지만 소리 캐치는 잘했으니까요. 앞자리에 앉아 선생님의 선택을 많이 받았고, 그로 인해 다른 아이들의 빈축을 샀습니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의 기회를 빼앗기보다는 재미를 위한 쾌감 때문에 손을 많이 든 것인데, 선생이 형평성을 생각한다면 다른 아이들도 발표시켜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그로 인해 저는 영어 시간 조원들에게 제 팔을 봉인당하는 일도 가끔 있었어요. 너는 하지 말라고. 그래서 그런지 약간 자신감이 꺾이긴 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손을 잘 들지 못했어요.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은 이제 저를 거의 다 싫어했습니다. 이상한 애라고 다가.. 2025. 1. 31.
암울했던 유년기와 학창시절1 우울증의 원인이 대부분 울분이라고 언급했었습니다. 전문가의 말이긴 했는데, 정설이라기엔 다른 의견도 있었어요. 그런데도 제가 계속 강조하는 이유가 우울증 발병 이후 계속 드는 상념들이 반은 부모님, 반은 왕따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게 저의 울분이라서 그런지 저도 저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유년기 제가 기억하는 가장 처음 부정적인 사건은 유치원 6살인지 7살인지, 여하튼 재롱 잔치할 때였습니다. 추운 날씨에 운동장 같은 곳에서 했던 거로 기억해요. 인디언 춤을 춘다고 빨간색 파란색 노끈으로 하의에 술을 걸치고 머리에 깃털 장식을 단 채로 춤을 추는 거였죠. 그리고 대미를 장식하는 게 짝꿍과 입 맞추기였어요. 그것도 이성 친구와 억지로 해야 했죠. 저는 딱히 싫어한 건 아니었지만 그 친구가.. 2025. 1. 20.
정신과 병원과 상담센터 전적인 기대 금지 내과, 이비인후과, 치과들도 각각 자신에게 맞는 병원이 있죠. 의사 선생님들의 스타일이 다르니 맞는 선생님을 찾아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신과 자체가 많지 않고 이 병원 저 병원에서 계속 초기 검사가 귀찮죠. 자신의 이야기를 더 해야 한다는 두려움에 맞는 곳을 찾아 헤맬 수도 없어요. 이 같은 문제는 심리상담센터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맞는 상담 선생님이 있지만 안 맞는 분도 계시거든요.  절박한 심정에 가는 환자들은 맞지 않는 병원임을 깨닫는 순간 발걸음하기 힘듭니다. 제게는 방문했던 정신과 의원이 그랬나 봐요. 검사 결과를 말씀해 주실 때는 정말 도움 되고 토닥임을 받았는데, 이후에는 그저 약만 받아 가면 그만인 환자 중 하나의 취급인 느낌이었어요.    경험을 많이 해보진 않.. 2025. 1. 17.
우울증 완치 후 우울감과 후유증 아픈 것이 나아졌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한 달이 지나도 다시 무기력해지거나,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나, 혼자 심해 속으로 빨려간다는 기분이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우울감처럼 보이는 기분은 아직도 제멋대로 찾아오더군요.그래서 완벽히 불안을 떨치지는 못했습니다.다시 이러다가 아파지면 힘들 텐데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저어하며 하루하루 보낸 것 같아요. 앞에 말했듯 불안한 기분을 떨치기 위해 노력한 몇 가지가 있는데, 일단 첫 번째로 먹는 것에 스트레스받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간식을 너무 먹어서 살찌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머리에서는 행복회로를 돌릴 수 있었어요.    두 번째는 도움 되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저는 원래 우울증에 위로받은 노래가 있었어요. 아티스트 선우정아 님의 ‘도.. 2025. 1. 16.
우울증은 '울분'에서 시작한다 우울증은 존재를 거부당하고 거절당하는 경험들이 쌓이고, 그것이 울분이 되어 겉으로 발현되는 병. 그러니 '울분'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겠죠.    지난 글에서 이어 보자면, 제가 봤던 외국인 강연 영상은 우울증에 관한 강연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는 영상들을 알고리즘에 의해 따르다 보니 얻어걸린 영상이었죠. 영상 속 강연자가 하고 싶은 말은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저는 재미없게 듣고 있다가 딱 하나에 꽂혔습니다. [과거는 축복이다.] 과거의 내가 자의든 타의든 어떤 이유로 아파했고, 아픈 과거들을 이겨내거나 덮고 세월이 흘러서 현재의 내가 된 게 축복이라는 내용이었어요. 과거는 성숙해질 수 있는 기반이자 요소.세상의 순리이자 이치이지만 지금 내가 왜 아픈지에 대한 해답은 거기 있었.. 2025. 1. 15.